본문 바로가기

섬진강

섬진강1 - 김용택 가믄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흐르다 흐르다 묵메이면 연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않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섬진강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껄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며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명 애비 없는 후레자.. 더보기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나무에 흑심을 품지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려거든 불일폭포의 물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 눈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서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