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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소령

차가운 달 -벽소령 - 강영환 별을 삼킨 달이 홀로 만삭이다어둔 하늘에 멀건 낯바닥 걸어두고꿈틀대는 능파의 수작을 본다얼마나 외로웠을까 청상의 산녀는뱁실령 베고 누워 발을 뻗으니광활한 우주도 몸을 맡겨 수줍고몸매 드러낸 남부능이 몸을 꼬아대성골 지친 허공이 침상을 낮춘다 그대 결코 잠들지 못하리라 누운 자리등뼈 결리는 돌을 뽑아 마음에 쌓으니칠선봉 일곱 봉우리가 구름 위에 뜨고지나는 차가운 바람도 기가 세다시린 이 드러낸 얼굴 푸르러 푸르러섬진강 모래 벌 가는 달빛은마음에다 서늘한 발자국을 찍어못 다한 말씀을 걸어갔다 더보기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나무에 흑심을 품지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려거든 불일폭포의 물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 눈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서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