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일본 여성들은 이상적인 남자 조건으로 '3고'를 꼽았다. 고신장, 고수입, 고학력이었다. 최근에는 이상적인 남자 조건이 '3C'로 바뀌었다. 편안한(comfortable), 소통이 잘되는(comminicative), 협력적인(cooperative) 남자라는 뜻이다.
1960년대에 등장한 페미니즘이 어느정도 자리 잡은 미국에서는 여성들이 매사에 동등하고 자립적이기를 바란다. 미국 여자들은 남자가 보호자 역할을 하려고 하면 불쾌감으 느끼며 자기를 통제하려 한다고 여긴다. 그녀들은 남자에 의해 인생이 좌우되지 않는다'는 말을 삶의 중요한 모토로 삼는다. 하지만 유럽 여자들은 지금도 남자가 기사처럼 행동하면서 귀부인처럼 대접해주는 것을 원한다고 한다. 실내에 들어갈 때는 문을 열어주고, 식당에서는 의자를 빼주고, 코트를 벗으면 받아주는 것을 에티켓이라 여긴다.
짧은 기간에 급속히 변화한 우리 사회에서는 여자들이 원하는 것이 더욱 복잡해 보인다. 일본 여성이 요구하는 편안하고 잘 소통되는 남자, 유럽 여자들이 원하는 기사도 정신으로 무장한 남자, 미국 여자들이 원하는 동등하게 존중해주는 남자를 모두 원한다는 것 같다. 어떤 여자는 '나를 재미있게 해주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고, 어떤 여자는 명품 가방을 원한다. 그러니 한국 남자들이 입장은 더욱 딱하고 서글퍼 보인다.